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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날씨예보가 엉터리인 이유 3편(완), 예보 확률은 어떻게 산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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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상청 날씨 예보가 엉터리인 이유 2에 이어 작성된 것입니다.



지구소년 : 날씨 예보에서 강수확률은 어떻게 계산된 결과인가요?



기상청 '동네예보'를 통해 볼 수 있는 강수확률(붉은색 네모) 기상청


박세영 : 수치예보모델 자체적으로 확률이 산출되는데요. 모델에서 강수확률이 70퍼센트가 나와도, 예보관들이 판단했을 때 강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을 거 같으면 강수확률을 80에서 90퍼센트까지 올리기도 합니다.


지구소년 : 수치예보모델을 통해서 강수가 일어날 확률이 나오는데, 그 확률에 사람의 주관이 개입된다는 얘기네요.


박세영 : 그렇죠.


김기석 : 수치모델은 우리가 날씨를 예보하기 위한 가이던스(Guidance, 길잡이)들을 생성해요. 앞으로 나타날 날씨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건 예보관인데, 예보관들이 수많은 기상 자료들을 일일이 살펴볼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수치모델이 대신해서 관측 자료를 가지고 계산하는 거예요. 그러면 예보관들이 그 자료를 가지고 좀 더 쉽게 포괄적으로 날씨를 분석할 수 있게 되죠.


지구소년 :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보면 날씨와 관련된 그림 아래에 높음, 보통, 낮음이라고 적혀 있어요. 제가 보기에 날씨가 나타날 확률을 말로 쉽게 표현한 것 같은데, 이들을 나누는 기준이 뭔가요?



날씨를 나타내는 그림 아래에 보통, 낮음이라는 단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은 20141229일부터 15일까지의 수도권 육상 중기예보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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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 그건 확률이 아니라 신뢰도를 의미해요. 예보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말하는 거죠. 보통 예보는 살아있어요. 늘 다음 예보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거죠. 다음 예보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면 낮음으로 표시하는데요. 오늘 예보가 구름 많고 낮음인데, 다음날 흐리고 비가 있으면 비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 내일이 아니라 오늘 저녁에 내릴 수 있다는 뜻이에요. ‘보통이면 현재 예보가 다음 예보까지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 거고요.


김기석 : 날씨 변동성에 대한 부분이에요. 날씨가 좋고 높음이 있으면, 앞으로 날씨가 좋다고 보면 돼요. 날씨가 안 좋은데 높음이 있으면, 앞으로 날씨가 안 좋다고 보면 되고요. 그리고 높음은 날씨가 변동되기 어려운 거니까 예보된 날씨가 거의 정확하게 실제로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돼요. 아마 맑음에 낮음은 별로 없을 거예요. 날씨 좋을 때는 굳이 구름이 조금이든 많든 느낌에 차이가 없잖아요. 그래서 예보관들이 날씨가 맑음일 때 낮음을 잘 안 쓰는데, 주로 흐림일 때 낮음을 써요. 구름이 너무 많으면 비가 오는 경우가 생기니까요.


박세영 : 예보에 신뢰도가 들어가게 된 이유는 날씨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에요. 예보기간이 늘어날수록 불확실성은 점점 증가하는데, 만약에 신뢰도 정보가 없다면 국민들은 단정적으로 생각할 거예요. ‘10일 후에 구름 조금? ! 날씨 나쁘지 않네. 소풍 가자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구름 조금에 낮음이라는 신뢰도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그런데 기자님조차 신뢰도에 대해 잘 모르시는 걸 보면 지금 국민들이 신뢰도에 대해 더 모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저희는 신뢰도를 중요하게 보거든요.


지구소년 : 신뢰도는 예보관들이 판단하는 건가요?


김기석 : 그렇습니다.



과학은 종교가 아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들은 거의 모두 확률이 높은 가정들일 뿐이다. 대기과학도 과학의 한 축이기에 마찬가지다. 특히 날씨 예보의 경우 하나도 빠짐없이 확률이 들어간 가정이다. 예보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리는 것인데, 미래의 일을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소설책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몇 사람들은 이러한 예보를 이미 결정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예측된 날씨가 반드시 현실에서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기상청 날씨 예보가 엉터리인 이유가 아닐까.


글쓴이 : 지구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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