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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5차 기후변화 보고서, 지구온난화는 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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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9, 나는 서울 기상청에서 인터뷰 취재를 마치고 목을 축이기 위해 로비에 마련된 음료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행사를 하고 있는 듯한 1층 회의실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기상청에서 블로그 기자를 하다가 안면을 텄던 기상청 관계자 한 분이 행사와 관련된 소책자를 나눠주는 일을 하면서 지나가던 나를 보았던 듯하다. 나는 반가움에 인사를 건넸지만 그녀는 대뜸 기삿거리로 쓰라며 내게 서류철을 주고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많이 바쁜 모양이었다.


음료수를 뽑고 의자에 앉아 서류철 내용을 확인했다. 그것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관련된 IPCC 평가 보고서. 그것도 아직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5차 보고서였다. 아마도 회의실에서는 제5IPCC 평가 보고서에 관한 발표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늦은 감이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당시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는 이유는 IPCC가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들 때문이다.



보고서를 요약하기 전에 IPCC가 무엇인지, 5차 보고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를 뜻하는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약자로,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 연합인 유엔의 환경 프로그램(UNEP)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설립한 국제기구이다. IPCC1990년 이래 매 5~6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1차 보고서는 1990, 2차 보고서는 1995, 3차와 4차 보고서는 각각 2001년과 2007년에 발간되었다.


5차 평가 보고서는 4차 평가 보고서에 사용된 '온실가스 배출량 시나리오(SRES)' 대신 새로운 온실가스 시나리오인 '대표농도경로(RCP)'를 도입한(SRES가 인위적인 기후변화 요인 중에서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의 영향에 의한 강제력만 포함했다면, RCP는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영향까지 포함한 것) 최초의 보고서이며, 이 보고서를 위해 6년에 걸쳐 130여 개국에서 약 2,500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내가 요약할 보고서는 올해 10월 승인될 종합 보고서의 일부로 20139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담당하는 그룹(실무그룹 I)12차 회의에서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이 승인됨에 따라 1년 앞서 발간된 것이다.





현재 지구온난화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함

​▶ ​1901~2010년의 전 지구 해수면 상승률은 연간 1.7(1.5~1.9) mm인데 반해 1993~2010년의 상승률은 연간 3.2(2.8~3.6) mm로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

​▶​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멈춘다 하더라도 기후변화의 영향과 양상은 수 백 년 동안 지속될 것임

​▶ ​인류가 기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멈춘 이후에도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20% 이상이 1,000년 이상 대기 중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음

​▶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평균기온은 지난 133년간(1880~2012) 0.85(0.65~1.06) 상승

​▶ ​평균 강수량의 변화는 뚜렷하지 않음

​▶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110년간(1901~2010) 19cm(17~21cm) 상승

​▶ 지구의 빙상과 빙하의 양은 줄고 있음 - 지난 34(1979~2012) 동안 북극 해빙은 연평균 면적이 10년에 3.5~4.1%의 비율로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고, 남극 해빙은 1.2~1.8%의 비율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

​▶ ​​​온실 가스의 감축 없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이산화탄소 농도가 2100936ppm에 도달할 경우), 21세기 말(2081~2100)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3.7오르고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으로 전망

​▶ ​감축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이산화탄소 농도가 2100538ppm에 도달할 경우), 평균기온은 1.8, 해수면은 47cm 정도로 상승폭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지구의 평균기온은 1850년 이래 지난 30(1983~2012) 동안이 가장 더웠고, 21세기의 첫 10년은 더 더웠던 것으로 나타나 지구온난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

​▶ ​지역적으로 예외가 있지만,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온난화된 기후로 인해 건조지역과 습윤 지역의 계절 강수량 차이가 커지고, 우기와 건기 간의 기온의 차이도 더 벌어질 것임

​▶ ​고위도와 적도 태평양의 경우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



문젯거리는 순간 아주 쉽게 일어나지만, 그 해결은 무척 어려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대개가 그렇다. 지구온난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구온난화는 적어도 400년 동안 아주 쉽게 일어났다. 앞서 5차 보고서 요약 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앞으로 4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며 과정이 순탄치 않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먼 미래를 위해 더 늦기 전에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노력이 절실한 지금이다.


Editor: Kim, Jong-baek(지구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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