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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조건 1편, 친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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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우주비행사의 자격으로, 누구보다 건강한 신체와 우주에 대한 기본 지식,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담력은 물론이고 신속한 판단과 뛰어난 운동 능력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를 종합해보면 우주비행사는 이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이른바 슈퍼히어로.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주비행사는 아무나 될 수 없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유인 우주비행의 실체를 직접 발로 뛰며 밝혀낸 우주 다큐(원제 : Packing for Mars)의 저자 메리 로치(Mary Roach)는 조금 다른 말을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친화력이 뛰어나야 한다. 오늘날 항공 우주국은 용기와 대담성은 그리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 속의 리처드 기어 같은 낭만적인 인물을 원하는 것이다.” - Mary Roach

로치의 말에 주목해야 할 점은 낭만이 아닌 친화력이다. 많은 이들이 이 말에 의아할 것 같다. 언뜻 생각하면 보통 우주비행사에게 친화력보다 용기와 대담성이 더 필요한 듯하다. 제아무리 사교성이 뛰어나도 스스로 한계를 이겨내 이루겠다는 담력 없이 우주로 진출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아직도 과거에 얽매여 있음을 보여주는 단상이다. 다시 말해 현재 유인 우주비행의 목적이 예전과 차이가 있음을 모르는 것이다.

 

우주비행 초창기에 우주로 보내진 우주비행사는 거의 모두 한 명이었다. 당시 유인 우주비행은 과학과 기술의 한계 극복도 있었지만,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정치적 이용 목적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유인 우주비행 계획은 반드시 성공해야 했고, 이를 위해 아마도 보통의 인간을 뛰어넘는 우주비행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비용 대비 최대 선전 효과를 거두기 위해 다수의 사람을 우주로 보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우주 다큐내용에 따르면, 유인 우주비행에서 가장 많은 돈은 사람 때문에 발생한다.

 

또 하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주비행 시 혹시 모를 사고로 인한 희생자 수를 줄여야 했을 것이다. 초창기의 유인 우주비행은 미지의 요소가 많아 모든 좋지 않은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즉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계획을 세웠더라도 불운한 사고가 날 개연성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여러 명보다 한 명이 희생되는 게 낫다는 사고방식으로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외로운 우주비행을 해야 했을 것이다.

 

오늘날 유인 우주비행은 과거와 달리 과학 실험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여전히 우주비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권력 집단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꽤나 그 영향력이 약하다. 이미 유인 우주비행이 성공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세태에서 정치적 선전 효과를 기대하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 지식수준이 낮은 후진국에서는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러나 통상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고 정부에 할렐루야를 외치는 국민은 없다.

 

지금의 유인 우주비행은 지구와 우주정거장을 왕복하는 일에 머물러 있다. 화성으로 인간을 보내는 계획이 세워져 있지만, 실제로 행할지 미지수고(실제로 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행하더라도 미래의 일이다. 우주정거장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는데, 주로 무중력 상태에서 물리적, 생물학적 현상을 규명하는 실험을 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우주비행사가 되려면 과학자, 구체적으로 자연과학대 교수나 연구원이 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니라 우주과학이 발달한 국가에서 말이다.

 

우주정거장에서 해야 할 실험은 많은데 한 명씩 우주로 보내는 건 돈 낭비다. 그래서 지금의 우주비행사들은 비용 대비 다양한 과학 및 기술적 실험을 위해 집단을 이루어 우주로 떠난다. 이는 그동안에 달성한 유인 우주비행으로 여러 많은 정보를 획득한 덕분에 위험 요소가 상당히 줄어들어 가능한 일이다. 물론 챌린저컬럼비아 호 참사처럼 우주비행의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말하는 것이지만, 그 사고들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자만과 방심이 불러온 결과였다.

 

 

지금의 우주비행사들은 7명이 한 팀이 되어 우주로 향하는 듯하다사진은 20067월 우주 운송 시스템(Space Transportation System, STS) 임무를 완수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호 우주비행사들 [Image Credit : NASA/JSC]

 

 

집단을 이룬 우주비행사들에게 상호 협조는 중요하다. 그래서 로치가 말한 것처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에게 친화력을 요구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주비행사의 조건으로 친화력이 중요할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나는 우주비행사에게 적응성이 필요하며, 이것이 우주비행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다음에 계속]

 

Editor: Kim, Jong-baek(지구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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