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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태양에서 방출되는 바람, 태양풍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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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플라스마(plasma) 상태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스마는 물질의 네 가지 상태(고체, 액체, 기체, 플라스마) 가운데 하나로, 음양의 전하를 띤 입자, 즉 하전입자들이 자유로이 움직이며 모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수증기와 같은 분자가 분리되어 생긴(‘이온화라고 한다), 전기적 성질을 지닌 물질들을 플라스마라고 한다. 플라스마는 전체적으로 전기적 중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입자들의 음전하와 양전하의 양이 같은 비율로 혼합되어 있기 때문인 듯하다.


물체가 고체에서 액체를 거쳐 기체로 변화하려면 열이 필요하다. 플라스마 또한 물체에 열이 가해져야 나타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룰 수 없는 초고온의 열이어야 한다. 이러한 열은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나 대부분 자연 상태에서 생성된다.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로 알려진 항성을 들 수 있는데, 항성 중에서 지구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태양이다.


태양은 평상시 행성 간 공간으로 플라스마 상태의 하전입자를 뿜어낸다. 이를 태양풍이라고 하는데, 좀 더 명확한 뜻으로는 코로나라고 불리는 태양의 상층대기가 팽창하여 행성 간 공간으로 빠르게 불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태양풍은 마치 실(자력선)에 꿰어진 구슬(하전입자)이 이동하는 것처럼 태양의 자력선을 따라 움직이며, 그 속력은 지구 근방을 지날 때 초당 평균 400킬로미터 정도이다.



▲ ​태양의 열린 자력선(붉은 선으로 표시)과 닫힌 자력선(푸른 선으로 표시)

Image Credit : NASA/SVS

Modification : 지구라트



태양풍은 주로 태양의 코로나 구멍(coronal hole)이라 불리는 곳에서 방출된다. 코로나 구멍은 실제로 태양에 구멍이 있는 것이 아니라 X선으로 태양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태양의 어둡게 보이는 부분이 마치 구멍인 듯한 인상을 주어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나 구멍에서의 자력선은 열린 자력선 형태이며, 이곳의 하전입자들은 탈출이 용이해 코로나 밀도가 비교적 희박하다. 그래서 태양의 열린 자기장에서는 극자외선이나 X선 강도가 약해 위성 영상에서 어두운 영역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20021월 소호 위성이 포착한 코로나 구멍(태양 면에서 검은 부분)

Image Credit: SOHO EIT Consortium, ESA, NASA



태양풍은 태양 쪽에 가까운 지구 전면에 보우 쇼크(bow shock)라 불리는 활모양의 충격파를 형성시킨다. 보우 쇼크는 지구 내부에서 대기 밖으로 멀리 뻗친 지구 자기장과 태양풍 간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태양풍은 시냇물이 수면 위로 돌출된 돌 옆으로 비켜 흐르는 것처럼 지구로 직행하지 않고 우회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태양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태양풍에 의한 간접적 피해를 입기도 하는데, 이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활동과 관련이 있다.


태양 활동이 극심한 시기에 태양풍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행성 간 공간을 향해 불어 나아간다. 이를 이른바 태양 폭풍이라고 한다. 태양 폭풍은 주로 태양 플레어(solar flare)코로나 물질 방출(coronal mass ejection, CME)에 의해 나타나며, 코로나 구멍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 구멍은 태양활동이 격렬한 시기에 보통 때보다 태양 여러 곳곳에 출현한다. 심지어 태양의 극에서 적도 지역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가 매우 커지기도 한다. 이때의 지구 자기장은 보다 많은 태양의 하전입자를 맞닥뜨리게 된다.


태양풍은 언제나, 지금 이 시간까지도 태양에서 방출되고 있다. 태양풍이 없다면 태양 자체도 없는 셈이다. 태양풍은 그 에너지가 무척 강력해서 지구를 생명체가 없는 황량한 곳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 숨 쉬는 이유는 지구 자기장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말했듯이 태양풍은 지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태양 폭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태양 폭풍은 지구 자기장을 흔들어 인류가 개발한 통신장치나 전력 장비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1989년대 일어난 태양 폭풍은 미국 텍사스 주에서 오로라가 관찰될 정도로 강력했는데, 당시 캐나다의 전력 회사인 하이드로퀘벡(Hydro-Québec)’의 수력 발전력 공급을 차단시켜 전력을 사용하던 6백만 명의 사람들을 캄캄한 어둠 속에 묻히도록 했다. [다음에 계속]


글쓴이 : 지구라트



[참고 문헌]

- 한국지구과학회, 지구과학개론, 교학연구사(2003), p562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포털, “태양풍”, (접속일 : 2016.05.26.)

- Hydro-Quebec, “In March 1989, Québec experienced a blackout caused by a solar storm”, (접속일 : 2016.05.26.)

- The Science Times, “태양 폭풍으로 2013년 인류 종말?”, (접속일 :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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